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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보는 세상/ˇ CEO 경영의 샘

중도 퇴사 `0` …SK해운의 비밀

 

[CEO 투데이] SK해운 황규호 사장

 

 

'해운 업계의 구글. 직원들이 SK해운을 부르는 별칭입니다.”

 



황규호 SK해운 사장(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유동적인 출퇴근 시간과 복장자율화 등 자유로운 근무환경을 조성한 뒤 직원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업무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실적과 관련, “해운시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영업흑자와 순이익을 냈다”며 “연간 단위로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올 상반기 퇴사자 ‘제로’


황 사장은 지난해 초부터 SK해운에 업무 시간을 유연하게 선택하는 ‘플렉서블 타임제’를 도입했다. 정식 출근시간은 오전 9시이지만 직원들은 각자 사정에 따라 한 시간 일찍 혹은 한 시간 늦게 출근해 8시간을 근무한다.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는 다른 기업들은 팀 단위, 한 달 단위로 시간을 정해 출근하는 반면 그날그날 개인이 마음대로 선택한다는 점에서 더 자율적이라는 설명이다.

황 사장은 “1시간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은 일찍 퇴근해 외국어나 운동을 배우고, 1시간 늦게 출근하는 직원들은 가족들과 아침밥을 먹거나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줄 수 있게 됐다”며 “젊은 직원은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고 가정이 있는 직원은 가족들과 아침시간을 공유하는 등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내 복장 역시 자율화했다. 노타이는 물론 평일에도 청바지를 입거나 운동화를 신고 출근한다. 자기 컨디션에 맞춰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휴식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각 층에 휴식의자를 만들어 잠깐 눈을 붙이며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도록 했다. 주변이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 주위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황 사장은 “처음에는 무임승차하는 직원이나 팀장급의 불만 등 시행착오도 있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누리는 자유에 대한 책임감과 프로의식을 갖고 일하는 직원이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만족감과 함께 회사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도 커졌다. SK해운은 매년 상반기 평균 15명의 퇴사자가 있었으나, 플렉서블 타임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올 상반기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 한 명의 퇴사자도 나오지 않았다.

◆ 해운시장 침체지만… “올해 흑자”

SK해운은 지난달 29일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82년 한 척의 배로 시작해 30년 만에 70척을 보유한 글로벌 자원수송 선사로 성장했다.

그는 “선복과잉과 고유가 등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 1분기 국내 주요 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며 “객관적인 조건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2분기는 확신할 수 없지만 연 단위로는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SK해운이 지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업구조 개선 및 재무 안전성 제고 등 비즈니스의 혁신과 문화적 혁신이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라며 “구성원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의 혁신을 지속해 2020년 20조원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출처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071186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