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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보는 세상/21세기 경영병법

[Weekly BIZ] 중국은 가시 많은 장미… 3가지 리스크 극복해야 거대시장 열려

[Weekly BIZ] 중국은 가시 많은 장미… 3가지 리스크

극복해야 거대시장 열려

세계경영연구원(IGM) 조미나 상무

잘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이유와 해법
1 정부·언론의 집중 견제 - 기부액 적었던 맥도날드 식품관리 규정 걸려 곤욕
돈만 벌어가는 게 아니라 中사회 기여 이미지 중요
2 외국기업 기피 풍조 - 소황제로 큰 中엘리트들 힘든일 못 견뎌 잦은 이직
고위직 승진 기회주는 등 차별 없이 끌어안아야
3 권리주장 강한 소비자 - 소비자 불만 대처 잘못해 지멘스, SNS서 난타당해
한국 회사가 만든 게임은 현지 취향 캐릭터로 히트
#1 2009년 펩시콜라는 매장 내 진열비 명목으로 중국 회사에 뇌물 제공 사실이 적발돼 광둥성 포산(佛山)시 공상국으로부터 70만위안(약 1억20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셰야룽(謝亞龍) 전 중국축구협회 부주석이 최근 나이키 중국 마케팅 총책임자로부터의 수뢰 사실이 드러나 중국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중국 정부는 급기야 올해 초 '3대 회피 규정'을 내놓았다. 이 규정은 ▲고향에 발령내지 않고(지역 회피) ▲가족·친지와 같은 부서 근무 금지(임직 회피) ▲친족이 기관장일 경우 기관 내 인사·감사·세무 등 핵심 부서에 배치 금지(공무 회피) 등이다. 이 규정의 칼끝은 부패의 원인 제공자인 외국 기업을 겨누고 있다.

#2 마이크로소프트(MS)차이나의 최고관리자(COO)이던 우스홍(吳士宏)은 중국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TCL의 부사장으로, 에릭슨차이나 부총재직이던 장싱성(張醒生)은 야신과학기술 CEO로 옮겼다. 글로벌 기업 고위 임원들이 모국 기업으로 떠난 것이다. 젊은 층의 외국 기업 입사 선호 열기도 식었다. 글로벌 기업은 고위직을 본사 파견자로 채우는 만큼 장래성이 없다는 시각 탓이다.

#3 작년 11월 난징(南京)시 자라(ZARA) 매장에서 결혼예복 양복을 구입한 리핑(李平)은 결혼식 중 무릎을 굽히다 바지가 찢어지는 봉변을 당했다. 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순식간에 중국 전역으로 퍼져 '자라=불량 기업'으로 낙인찍혔다. 자라는 뒤늦게 구매가의 3배 배상을 결정했으나 중국 언론은 브라질 자라 하도급 공장이 휴무 없이 하루 14시간 가혹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으로 이주 노동자를 혹사시킨다며 '자라 때리기'를 계속했다. 자라는 중국 내 매장을 작년 말까지 120개 추가 개설할 예정이었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이달 현재 40여개 확장에 그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인 동시에 각종 리스크들이 산재한 '지뢰밭'이다. 그래서 난다 긴다 하는 글로벌 기업도 중국에선 고전한다. 한국 기업들도 지난해 K타이어가 중국 관영 언론의 일방적인 흠집 내기에 시달렸고, 이달 들어서는 산둥성 칭다오(靑島) 소재 S기업이 임대료 3배 인상과 2년 내 공장 이전 요구를 하는 현지 주민의 공장 불법 점거 사태를 겪었다.

'리스크의 화수분'인 중국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까?

①중국 정부·언론의 견제와 공격

중국 당국은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 여직원 노동 보호 특별규정 제정 등 새 법률 규정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자국 기업 보호와 잘나가는 외국기업 견제용이다. 언론은 외국 기업의 뇌물 수수, 탈세 혐의 등을 파헤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중국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한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외국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맥도날드는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사회 기부활동으로 언론의 질타를 받은 후 올 3월에는 규정에 어긋난 식품 관리문제로 국영방송인 CCTV에 보도돼 곤욕을 치렀다. 이런 리스크를 방지하는 데는 지속적인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필수이다. '먹튀'가 아니라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착한 기업' 이미지가 중요하다.

1995년 중국 진출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3000개가 넘는 CSR 활동을 펼친 암웨이(Amway·중국명 安利)가 대표적이다. 쓰촨성 지진 때 외국 기업 중 가장 많은 액수인 430만달러(약 50억원)를 기부했으며 지금도 떠돌이 노숙 아동을 돕는 '양광(陽光) 계획', 극빈층 아동들의 영양 공급 지원 프로그램인 '춘묘영양(春苗營養)', 농민공 자녀를 위한 무지개 교육지원(彩虹支敎) 활동 등을 벌이고 있다. 암웨이의 건강식품 브랜드인 뉴트리라이트가 2002년 시작한 건강달리기(安利紐崔菜健康��)의 경우 지난해 10회 대회에 전국 51개 도시에서 240만명이 참가해 중국 내 달리기 행사로 최대 규모였다.

그러던 암웨이도 한때 환불과 관련한 소비자의 법적 소송을 시작으로 비타민C에서는 벌레가 발견되고, 유효기간이 지난 철분제 판매가 발견되는 등 악재가 터졌다. 민감한 먹거리 문제여서 큰 타격이 우려됐지만 암웨이는 다른 기업과 달리 언론의 집중 조명이나 여론 지탄을 받지 않은 채 조용하게 논란을 마무리했다. 평소 활발한 CSR 활동 덕분에 문제가 생겼을 때 'GGIM(Good Guy in Misfortune·좋은 기업인데 재수가 없었을 뿐)'으로 인식돼 비난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이다.

▷해법 = 중국을 진정 사랑하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라!

 


 
▲ 자료: 코트라(KOTRA)②이탈하는 현지 인재들

대한상공회의소가 2008년 재중 한국 기업 350개 업체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3%가 '중국 현지 인력 관리'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소황제'로 대우받으며 자란 '바링허우(八零後·1가구 1자녀 정책 후인 1980년대 태어난 세대)'가 중국 7억 경제 인구의 30%를 차지하면서 어려움은 더 심각하다. 힘든 일을 못 견디고 쉽게 직장을 옮기는 이들은 '깡충깡충 뛰는' 툐툐족(跳跳族)이다. 중국 기업들의 근무 환경이나 연봉 수준이 외국 기업 못지않게 좋아지고 승진 기회가 더 많아진 점도 외국 기업들에는 불리하다.

작년 11월 HR 컨설팅업체인 머서(Mercer)가 2000명의 중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2011 직업의식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회사 선택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승진 기회'였다. 잡지 'GLOBE' 등이 2년 내 졸업 예정인 중국의 대학생과 대학원생 4만6080명을 상대로 한 '2011년 대학생 취업 희망 업종 및 직업 조사'에서도 예비 취업자들의 직업 목표 1위는 '일과 생활의 안정적인 균형'(47%), 2위는 '고위 관리자로 승진(38%)'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 월마트(Walmart)는 현지 직원 관리 미흡으로 쓴맛을 봤다. 월마트 중국 지사는 고위층 관리자를 대부분 미국인으로 구성했다. 이 때문에 현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정책을 남발했으며 '월마트=외국인 독점 회사'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중국인들에게 미운 털이 박혔다.

반대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중국 승용차 타이어시장 점유율 1위인 한국타이어는 1994년 진출시 회사 이름을 '한타이룬타이(韓泰輪胎)'라는 중국식으로 바꾸고 현재 한국타이어 중국법인 임직원 8000여명 가운데 한국 주재원은 1%(80명)만 두고 있다.

공장 내 핵심 보직인 생산관리팀장은 물론 판매를 총괄하는 본부 팀장들까지 모두 중국 현지인이다. 또 각 사업장에 한국과 동일한 교육 조직과 프로그램을 도입해 신입사원부터 체계적으로 교육하며 '직무 등급제도', '신평가보상제도', '핵심 인재제도' 등으로 한국 주재원들과 동일 대우는 물론 조직 리더로 성장을 돕는다. 중국 10대 브랜드로 수차례 선정된 스포츠 브랜드 EXR은 매년 장기 근무 직원을 뽑아 한국 연수를 실시하는데, 한국 연수시에는 반드시 직원 가정에 홈스테이를 시켜 한국인의 정(情)을 느끼도록 한다. 이런 독특한 인사 관리 시스템을 통해 현지 직원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좋은 실적까지 내고 있다.

▷해법 = 중국 현지인들을 한국인과 같이 대우하며 고급 인재로 키우라!

③까다로운 중국 소비자

중국 소비자는 '��쯔(面子·체면)를 중시한다. 거기에다 자신이 가진 정보를 적극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민족 특성이 SNS 사용과 맞물리면서 그 확산 속도와 파급력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강하다. 기업의 작은 실수 하나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그 실수가 중국 소비자의 체면과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라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불매운동과 같은 소비자의 움직임은 언론의 비난과 정부 당국의 규제로까지 순식간에 이어진다.

다국적 기업 지멘스는 지난해 SNS의 무서움을 확실히 체험했다. 지멘스의 냉장고를 구입한 소비자가 품질 문제를 제기했다가 무시당하자 SNS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리자 지멘스는 순식간에 '동네북' 신세가 됐다. 결국 지멘스 중국 담당 CEO가 직접 사과했지만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은 중국 소비자 취향을 고려하지 않았다가 망신당했다. 마텔은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상하이(上海)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가 2년 만인 지난해 초라하게 폐점했다. 중국인들은 글래머 스타일의 서구식 미인보다 귀여운 인형을 선호한다는 점을 도외시한 탓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중국을 상징하는 사자 석상이 자사 자동차에 경례하는 광고를 냈다가 소비자들의 반감을 초래했다.

한국의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수출한 '크로스파이어'란 FPS게임(First-Person Shooter Game·1인칭 총싸움 게임)의 경우 현지 합작사와 긴밀한 현지화 노력으로 까다로운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첫 출시 때 국내 반응이 신통치 않았던 '크로스파이어'는 2008년 여름 중국 진출 당시에도 이미 다른 게임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모아 성공 기대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 유통 대행사의 요구에 맞춰 총(銃)싸움 게임 장르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와 콘텐츠를 선보이고 중국 이용자들의 성향 및 저사양 PC에도 적합한 기술 개발, 게임 진행방식 개선 같은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금은 올해 초 동시 접속자 수 350만명을 돌파하는 '국민 게임'이 됐다. 최근에는 지역별 서버 안정화와 중국 국민 메신저인 QQ와의 공동 마케팅, 지속적인 업데이트 작업으로 중국 PC방 점유율이 30%에 육박하게 됐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6/22/2012062201256.html